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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엑시트, 주인공은 짠해 보여도 눈물이 없는 재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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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영화 리뷰에는 개인적인 견해와 다소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극장에 들어가서 보다 보니 어느 순간-

의외로 마음에 드는 제 취향저격이었던 영화, 엑시트를 소개합니다. 

 

엑시트는 몇 개월 전 보았던 영화인데, 나는 재난 영화는 많이 보질 않는다. 원래 영화를 잘 보지는 않지만(리뷰를 쓰면서 할 말은 아니지만.. ㅎㅎ) 봤던 재난 영화를 떠올려 보라면 딱 떠오르는 게 손에 꼽을 정도다. 

그도 그럴게 다른 사람들도 그렇듯, 장르에서 느껴지는 어떤 영화 일 것이라는 선입견이나 벽이 있는 법이다.

액션 영화나 외국 영화도 잘 보지를 않는데 분노의 질주 홉스와 함께 그 무렵 보았던 오랜만의 재난 영화, 엑시트다. 

 

엑시트의 첫인상은 별로 흥미가 없었지만 그 무렵 다른 사람들이 어느 정도 많이 보는 영화였고, 

기억나는 거라고는 sns에서 다른 사람들이 포스터 좀 잘 만들라고 했던 게 (포스터 보고 안 볼 것 같다고) 기억이 남는 정도였다. 

지금 보아도 웬만하면 엑시트를 그냥 안 보고 넘어갔을 것 같다. 

우연히 본 영화가 예상외로 그 시간 동안 정말 재밌게 본 영화가 된 것은 감사할 일이지만, 흥행에 잘 따르지 않고 영화관도 잘 안 가는 만큼 잘 못했으면 안 봤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예고편으로도.... 영업당하지 않아.... !

이 영화는 재난 영화가 좋아서 보기보다는 직접 보아야 원석을 알 것 같은 그런 영화였다. 나만 그런 걸 수도 있다. 

 

 

 

 

엑시트 전개의 초입부에서 - 결말까지의 느낀 점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본 영화여서 초입부부터 결말까지 느낀 점 위주로 써보려고 한다. 

 

엑시트의 시작은 재난 영화인 지 모를, 앞으로의 캐릭터의 관계성과 어떤 인물인지를 보여주기 위한 밑밥으로 그냥 약간의 웃음 포인트가 있는 일상 영화처럼 시작한다. 

사실 재난 영화라는 장르도 훑고만 온 거라서 이게 진짜 재난 영화인지 헷갈릴 정도...

꽤나 길었다고 느껴질 정도라서 이게 왜 있는 내용인지도 몰랐는데, 아무래도 재난 영화가 언제 시작되나 싶어서 '언제 ... 언제 ... 사건이 터지지...?' 하며 계속 봤었어서 장르의 폐해다. 마치 스포일러를 보고 와서 언제 범인이 밝혀지나 기다리는 사람처럼. 

다른 재난 영화도 바로 재난이 터지는 건 아닌데 말이다.

지금 보니 이야기가 시작하기 위해서 밑밥을 잘 깔아 놓았다.

 

재난이 처음 발생한 시점에서는, 정말 무서웠다. 

재난이라는 특성도 있긴 하지만 유독 무서웠던 것 같다.

왜일까 생각을 해봤는데, 유독 가스라는 설정이 정말 있을 법한 일 같아서였다. 영화의 배경도 우리에게 익숙한 배경이고, 알고 있는 비교군이 극히 적기는 하지만 이건 다른 재난 영화에서 똑같은 부분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다른 재난 영화의 설정보다 왜인지 정말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일로 와 닿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니 가스에 닿는다고 죽는다니 개복치야 뭐야 싶지만, 그리고 시각적으로 보이는 연기에 데드라인이야 뭐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영화를 볼 때는 사건이 터진 바로 직후까지는 실감이 나서 무서웠다. 

 

그 이후부터 주인공이 살려고 방법을 찾으려고 할 때는, 재난 영화임에도 텐션이 높다고 해야 할까.

어째 깨알 발랄해서 괜찮았다. 분명히 재난 영화이지만 코미디 장르 교집합에도 들어가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코믹을 베이스로 살짝 깔고 위에 얹은 느낌)

 

 

 

 

다른 재난 영화와의 차별점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엑시트에서 재난 상황에서의 대처 요령을 잘 보여준다고 썼던 글을 봤던 기억이 난다. 그 말이 정말 맞았다. 

엑시트와 다른 재난 영화와의 차별점으로 가장 두드러진 것이 정말 실제 재난 상황에서 대처할 것만 같은 주인공의 대처 방식과, 

다른 재난영화에 비해서 눈 물적인 스토리보다는 현실적인 상황에서 공감할 만한 부분이 있었다. 

재난 발생 시에 옥상 문이 잠겨 있었던 부분,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다했던 의주의 면모, 재난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양보하면서도 그럼에도 살고 싶어 했던 캐릭터의 일부분 등이 그러했다. 

그리고 재난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구조 요청 방법이나, 방독면을 쓰는 것 등 '활용된 부분'들이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코믹한 부분이 많은 영화인만큼, 재난이라는 키워드랑은 맞지 않은 분위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 상황에서의 공감할 부분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재난영화인 듯 재난 영화인 것 같지 않으면서도, 어떤 재난 영화보다도 정말 재난 영화 같았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나중에 본 기사가 있었는데 스크랩한 후, 나중에 보려고 했는데 까먹어서 마저 보지는 못했다. 아무튼 그 일부분에 적혀 있었던 게 난 충격적이었는데, 

의주와 용남이 다른 건물에 갇힌 학원의 아이들을 보는 장면이 있었다. 

나는 멀리서 의주와 용남이 바라보는 시선에만 포커스를 맞춘 게, 사실 영화를 보면서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신선했던 장면들이 있었을 텐데 그 연출이 그중 하나였던 것 같다. 

인터뷰 기사에서 그게 의도된 연출이었다는 점이 신선한 작은 충격이었다. 

(이 글을 쓰며 열심히 다시 찾아봤다) - 아래는 기사의 일부분을 그대로 가져온 것 

 

 

 


-용남과 의주는 건너편 건물 학원에 남아 있던 학생들에게 구조 헬기를 양보한다. 그때 카메라는 학원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 멀찌감치에서 아이들을 찍는다.

=그 시퀀스의 원래 의도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타심을 보여주고 드라마적 상황을 구성하는 데 있었다. 그 시간까지 건물에 남아 있을 법한 사람은 누구일까. 용남과 의주보다 약한 존재, 특히 한국이라면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일 가능성이 높다. 세월호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나 역시 그랬으니까. 범국민적 트라우마를 낳은 사건 이후 재난영화에서 희생될 것만 같은 아이들이 등장하면 피해갈 수 없는 지점이다. 이 장면이 관객의 아픈 기억을 건드린다면 영화가 아주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촬영할 때 최대한 거리를 두고 싶었다. 극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 아이들의 절박한 감정을 바스트숏으로 담는 식으로 촬영해서는 절대 안 됐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용남과 의주의 감정은 시점숏으로 충분히 설명된다. 내가 만든 영화의 장면이 한국 사회에 작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거창한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세월호와 분리할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기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나는 특정한 사건이 생각나지는 않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사실 다른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많은 클리셰적인 부분들이 없는 건 아닌데, 클리셰라기보다는 그냥 흔해 보이는 설정이나 스토리라고 해야 할까. 재난을 표현하는 부분에서는 신선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학원 씬에서 카메라 위치를 가까이에서 잡지 않은 것도, 나 같으면 가까이에서 찍고 싶었을 것 같은데. 뭔가 더 그러한 부분에서 얘기하고 싶고, 주장하고 싶고 다른 사람의 어떤 반응을 이끌어내고 싶고... 

작품을 만들다 보면 자기의 가치관이 맞는지 이걸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는지 확신이 없는 경우도 많고, 얘기하고 싶은 게 많을 때도 있고 

이게 옳다고 하고 싶을 때도 많을 텐데 의욕을 조절하고 잘 표현하는 건 어려운 듯하다. 

가치관을 떠 먹이려고 갖다 주는 작품이 있고 드러나지는 않는데 들여다보면 그런 가치관이 있기에 만들어 낼 수 있는 작품이 있는 것 같다. 

장면의 의도가 있었기에 의도치 않았는데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작품 같다. 

 

 

의주가 용남과 같이 클라이밍 능력이 있는, 그리고 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살리려고 하는 캐릭터인 만큼 함께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했지만 결국은 주인공이 아닌 것은 아쉽다. 주인공인 용남이는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찌질했던 캐릭터였어도 나중에는 멋져 보이는 주인공 효과가 있던데 의주는 모르겠다. 

흔히 봤던 설정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고, 스토리 전개 부분만 놓고 보면 그도 특별히 신선했던 부분은 개인적으로 없었다. 재난을 사람이 만들어 냈다는 것도 해결되는 것도 사실 다른 재난 영화에서 우린 봤던 부분이다. 

사실 영화가 어느 정도 공식이 정해져 있고, 대중적으로 통하는 감정선도 있는데 한국영화에서 신선하려면 어려운 일이다. 

 

한 영화를 보면 똑같은 작품이어도 사람들의 반응이 갈리는데 완벽하기란 쉽지 않다. 

이것이 부족해서 채우면 좋다고 생각했던 다른 부분이 그대로 좋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 너무 많은 걸 채우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될지도. 그래서 나는 너무 극찬일까 싶으면서도 영화를 보고 나서 들떠 있던 감정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니까. 

애초에 완벽할 수가 있나. 그래서 나는 똑같은 작품에도 갈리는 평론을 보는 게 좋다. 

 

이 영화가 다른 재난 영화에 비해서는 저예산으로 만들어져서, 그래서 유독가스라는 소재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몰랐던 부분이었다. 사실 예산을 얼만큼 들인 건지 보는 입장에서 무슨 재난인지는 중요하지는 않다. 

나는 그냥 영화 한 편을 봤던 것뿐인데 뒤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많다는 게 신기하고, 오로지 관객의 입장이기에 볼 수 있는 부분들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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